분노의 자손
"흠." 빛줄기를 제어판에 연결한 사기라에게 이끌려, 도약선은 검은 구덩이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별들이 깜빡이며 사라져 갔다. "저쪽 신호가 조금…"
"뭐지?" 오시리스가 물었다.
"일종의 부공간 교신이에요. 잠깐만요." 사기라는 도약선의 통신 수신기를 증폭했다. "기갑단이군요."
"어디야?" 오시리스는 발로 옥수수 사탕 자루를 밀어내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행성계 외부 어딘가예요. 상당히 강한 암호화가 적용되어 있지만… 반복되는 문구가 있어요. 이름이네요. 카이아틀?"
"얼마나 많은 기갑단 지도자가 아직도 가울의 무덤을 지배하려 싸우고 있지? 자기들끼리 싸우다 가루가 되게 내버려 두자고."
"네소스, 리프, EDZ로부터 응답이 있네요. 그녀는 지금 군단을 고향으로 부르고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자기 품으로 부르고 있네요? 그녀는 칼루스를 붙잡아서 충성심을 증명하라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리바이어던이 사라진 것 같은데요."
"내부의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군. 카이아틀이 군단을 뒤흔들고 있다면, 선봉대가 그들의 계획을 알아야 해."
"응답 신호 중 하나에서는 소릭의 끝 근처 어딘가에서 확보한 공물을 카이아틀에게 바친다고 해요. 다른 이상한 잡음도 들리고요."
"이 메시지," 오시리스는 사기라의 스캔 결과가 표시된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카이아틀이 그들의 공물을 받을 사절을 보내려 한다."
"해안. 이제 곧이네요." 사기라가 말했다. "감청이? 아니면 추락이?"
"거래가 완료된 후에 공격하죠. 우리가 자기들 교신을 엿듣고 있다는 걸 기갑단 제국이 알아차리면 안 되잖아요."
기갑단 한 무리가 부서진 낙하기 여러 대를 모아서 만든 조악한 대피처에 모여 있었다. 갈라진 틈으로 초록색 빛이 새어나왔다. 기갑단의 감청색 깃발이 부글거리는 진흙 속에 더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사기라와 그녀의 수호자는 종기 위 높은 곳, 몰락자의 폐허에 앉아 그 풍경을 바라봤다. 그날 저녁 시간은 대부분 침묵 속에 흘러갔다. 유일한 예외는 사기라가 거듭 확인해 주는 소리뿐이었다. "다들 아직도 그냥 저 바위 주위에 모여 있네요."
"인내심은 미덕이야, 사기라." 오시리스는 리프의 하늘을 바라보던 눈을 감고 어둠의 계획을 추측할 수 있는 신호를 기다렸다. 별들은 가만히 지켜보고, 칠흑 같은 우주의 무게가 그를 짓눌렀다. 그는 우주의 광년들 사이로 사라져 갔다.
한밤의 비명.
오시리스는 퍼뜩 깨어났다. 해안의 성운 흐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기라, 보고해."
"아직 모두 저기 있어요. 열여덟 개의 생명 신호요. 사격은 없었고, 움직인 녀석도 하나 없어요. 느낌이 좋지 않은데요."
지루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아침이 깨어났다. 기갑단과 경멸자 사이의 교전은 없었다. 녹아내린 화산암재로 방패병의 방패를 두드리는 금속음도 없었다. 사선을 추적하는 사이온 정찰병도 없었다.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사기라가 언덕 너머를 바라봤다. 낙하기의 반구 앞쪽에 있는 탈출구가 벌컥 열리며 선체를 강타했다. 열 명이 밖으로 나왔다. 탁한 빨간색의 불안정한 형체 아홉 개와 밝은 파란색 하나였다. 그들은 해안 쪽으로 흩어졌다.
오시리스는 눈을 문질렀다. "드디어 시작됐군." 갈라진 틈 사이로 그들이 보였다. 남은 기갑단 무리는 무릎을 꿇고 한자리에 가까이 모여 있었다. 그 중앙에는 바위 돌출물이 솟아 있었다.
"저 돌은 뭐지?" 그가 물었다.
"생각보다 금욕주의적인데요."
"사기라… 수상한 냄새가 나잖아."
"맞아요. 괜한 얘기를 했네요." 고스트는 잠깐 동안 장거리 센서를 돌 쪽으로 집중시켰다. "아, 바위가 아니에요. 군체네요. 생물이에요."
오시리스는 깃털과도 같은 빛에 실려 매캐한 냄새를 풍기는 웅덩이로 내려갔다. 사기라가 뒤를 바싹 따라왔다.
그는 낙하기의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섰다. 천체의 불길이 양쪽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기갑단 여덟 명이 가만히
돌출물 주위에 둘러앉아 있었다. 거대한 육체가 떨리는 육신의 보루를 형성했다. 영혼불꽃 찌꺼기가 그들의 부풀어 오른 우주복을 뚫고 흘러나왔다. 그들은 적의와 공격성이 이글거리는 툭 불거진 눈으로 한 점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앞쪽 장갑판은 군체의 따개비로 뒤덮여 있었다. 두 손은 목을 꽉 붙잡았다. 납탄 소총은 우상 앞에 가만히 놓아둔 채였다.
그들은 옆으로 다가온 오시리스도 눈치채지 못했다. 오시리스는 손을 내렸다. 사기라도 기갑단의 범위 내로 들어와 돌출물을 스캔했다.
"으스스하네요. 저희를 보지도 못하잖아요. 화염을 미리 준비해 두세요." 그녀는 오시리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제가 지금껏 스캔한 것 중에서 가장 많은 도관으로 이루어진 바위예요."
오시리스는 군체의 돌출물을 바라봤다. 금속성 빛이 아른거리고, 그는 길고 고독한 길을 보았다. 구불거리는 길이었다. 거기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커다란 깃발을 세우고 싶었다. 불사조의 불길로 타오르는 등대를. 어린 불길 속에서 흐릿하게 눈에 들어오는 건 칼날의 테라스였다. 그 테라스가 길을 지배했다. 그 벼랑이 그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는 새벽칼날을 들어 맞섰다. 폭발하는 불협화음이 그의 감각을 할퀴었다.
나는 네가 갈망하는 전쟁이다. 영원의 목적. 피의 유산.
"영혼불꽃 혈관이 가득해요." 사기라의 목소리는 오시리스에게 닿지 않았다. 그녀가 오시리스를 쿡 찔렀다.
네가 검을 뽑으면, 나를 뽑는 것이다.
"속삭임이 들리나?" 오시리스는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깃발을 부르지 않고는 저항할 수 없다.
"뭔가 들려요?" 사기라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날 받아들여라, 빛의 운반자여. 그리고 죽음의 신이 되어라.
"속삭임." 그의 머릿속이 흐릿해졌다.
기갑단 하나가 일어서서 오시리스를 바라봤다.
"정신 차리세요. 놈들이 깨어나고 있어요." 사기라가 그렇게 말하며 위험을 피해 사라졌다.
삼키거나 삼켜져라.
기갑단이 터덜터덜 다가왔다. 오시리스가 소각의 불길을 내뿜었다. 불길이 낙하기 내부를 모조리 태웠다. 무릎을 꿇고 있던 기갑단이 최면 상태에서 벗어나고, 뜨거운 공기 속에서 일어섰다. 남은 일곱 가운데 둘은 그 즉시 쏟아진 천상의 불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오시리스는 발을 단단히 딛고 어슬렁거리는 거대한 군단병들을 향해 거센 폭포수처럼 전기를 쏟아냈다. 낙하기의 자기 차폐물에 부딪힌 번개가 안쪽으로 마구 휘었다. 그는 적의 우주복에서 압력 젤이 쉬잇 소리를 내며 뿜어져 나올 때까지 폭풍을 몰아쳤다.
그제야 오시리스는 숨을 내쉬었다. 적의 육신이 타들어 가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눈앞의 모습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공포. 그을음. 숯덩이.
"사기라…"
종속
"무슨 일인지 얘기해 주실래요?" 사기라가 물었다. 그녀는 제어판 위에 동동 떠서 도약선을 조종하고 있었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군. 카이아틀의 사절을 추적하던 건 생각이 나. 기갑단을 찾아서. 밤하늘. 그다음… 불길과 분노.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만으로도 전력을 쏟아야 했어." 오시리스는 조종석에 앉아 온몸을 축 늘어뜨렸다. "선명한 기억이 딱 하나 있다. 우리가 쫓고 있던 어둠의 속삭임이 느껴졌다. 척수에 꽂힌 바늘처럼. 그게 이 모든 일의 뿌리일 거야."
그의 사고가 노화에 집중하는 순간, 옛 강철의 말이 귓속에 울려 퍼졌다.
"조만간 이 도시엔 우리 같은 사람이 필요 없을 거다. 고독한 늑대 말이야, 오시리스. 우린 죽는다.
네 끝이 다가왔을 때, 그 빛이 부끄럽지 않게 해라."
"알았어요." 사기라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애써 감추려 하고 있었다. "스캔을 내보냈어요. 원거리, 근거리… 군체의 활동이 두드러진 곳이라면 전부 다요. 이게 리프에만 국한된 문제일 리는 없어요."
"페트라, 우린 왜 아무것도 보지 못한 걸까?" 오시리스는 혼잣말을 했다. "수호자들은 유로파로 달려가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는 군체가 증가하고 있어. 그녀의 말 행간에 경고의 뜻이 있었는데, 난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군."
"자책은 그 정도면 됐어요. 일찍 발견했잖아요. 그래서 다행인지도 몰라요."
"어렴풋한 기억과 추측만으로 선봉대의 눈을 유로파에서 다른 곳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들은 최근에야 나를 다시 받아들였고, 그래서 아직 신뢰가 두텁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우주선 모니터에 공명 신호가 깜빡이며 나타나 오시리스의 눈길을 끌었다. "스캔에서 신호가 포착된 것 같은데."
"달이요. 소릭의 끝 근처에서 확인한 것보다 훨씬 강한 신호네요."
오시리스는 몸을 움직이며 고개를 들었다. "다행이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군. 시작되기 전에 끝낼 수 있겠어. 에리스와의 통신 채널을 열어."
"하고 있는데요. 그녀가, 어… 그러니까, 응답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그쪽으로 가자."
"아, 이런. 그러고 나면 또 지옥문까지 죽으러 가실 거잖아요. 지금은 그럴 상태가 아니에요. 회복한 뒤에 다시 얘기하자고요."
오시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기라의 말은 사실이었다. 수면 부족으로 눈앞이 흐릿했다. "일단 우주선을 돌려."
"오시리스, 제가 이미 페트라와 선봉대에 모든 걸 보냈어요. 지구로 돌아가요."
"우리 상대가 누구인진 몰라도, 지금 이 행성계의 어두운 이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그쪽 길을 잘 알고 있는 자가 해안에 있어. 지금의 나라도 그 정도 대화는 할 수 있다, 사기라."
"탑에도 그만큼 도움이 될 사람이 잔뜩 있을 거예요."
오시리스는 그녀를 노려봤다. "난 비실거리는 멍청이가 아니야!" 그가 조종간을 붙잡았다. "당장 돌려라. 아니면 내가 할 테니."
"이 거미라는 사람에게서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사기라가 말했다.
"내가 듣기로는, 설득력만 있으면 된다고 하던데." 오시리스는 엘릭스니 부관을 따라 자주색 커튼을 헤치고 거미의 거처에 들어섰다. 해안의 거대한 우두머리가 그들 앞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어서 와라, 친애하는 오시리스. 자네가 이 누추한 처소를 찾아와 준 건 처음이겠지만, 자네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거미가 여덟 개의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며, 가스가 새어나오는 듯한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가 보내 준 작품은… 분명 아주 흥미로웠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던데."
거미는 킬킬거리며 웃었다. "이미 최고의 부하들을 보내 이… 비밀석탑이라는 걸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뭐, 그런 말 있잖아? '빌어먹는 놈이 콩밥을 마다하면 안 된다'고."
그의 부관들이 방의 바깥쪽에서 바삐 움직였다. 엄청난 속도로 화물이 움직이고 있었다. 오시리스는 그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온몸을 화려하게 장식한 부관이 거미에게 다가와 그가 불러 주기를 기다렸다.
"무슨 일이지, 아르하? 중요한 손님이 와 계실 때는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르하는 오시리스를 흘긋 바라본 후 엘릭스니어로 빠르게 말했다. 거미는 두툼한 주먹을 쾅, 내리쳤다. "그러면 당장 가서 찾아!"
아르하는 황급히 자리를 피하고, 거미는 다시 오시리스를 향해 돌아섰다. "이거 미안하군. 사업 면에서도 어려운 일이 많아서 말이야. 워낙…" 그는 대충 두 팔을 위로 뻗어 보였다. "…시절이 수상하잖아." 그는 기침을 참으며 에테르 호흡기를 눌렀다.
"문제를 겪고 있는 건 기갑단만이 아니겠죠?" 사기라가 그렇게 물으며 오시리스 앞쪽에 나타났다. "제가 엘릭스니어 할 수 있다는 거 아시죠?"
그녀는 기갑단의 조난 신호와 카이아틀의 정찰병들이 피난처를 봉쇄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을 조금씩 단편적으로 재생했다. 그리고 도살과 무덤, 텅 빈 기갑단 요새의 영상을 공중에 띄웠다. "그들도 이렇게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 당신 부관들은, 음, 뭐라고 하더라? 파리 떼처럼 떼죽음을 당하고 있겠네요."
"오시리스만 현명한 줄 알았더니 우리 꼬마 빛도 아주 똘똘하군." 거미가 능글맞게 이야기했다.
"사기라." 둘이 함께 거미의 말을 정정했다.
"그래, 그렇지. 그러면… 얼마든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시리스가 앞으로 나섰다. "해안의 황제 거미께서, 대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거지?"
거미는 그 칭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 듯 무릎을 두드렸다. "비밀석탑이 군체에서 기인한 것임은 알고 있지. 이 지역의 무리들이 오릭스의 깃발을 불태우고 있다는 것도. 게다가 그의 벌레 해골, 그러니까 토성의 고리에 있는 그게 깨어났다는 것도 알고 있다." 거미가 네 개의 팔을 벌리고 어깨를 으쓱했다. "내 관할 구역은 해안의 경계에서 끝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잖아."
두려움 없이
오시리스는 더운 피가 흩뿌려진 군체의 인장으로 둘러싸인 짧은 쐐기에 마법사의 머리를 꽂았다. 드레드노트의 콘솔이 깜빡거리며 깨어나 그의 십일조를 수락했다.
케이드의 옛 물질 전송 지역은 이제 작동하지 않고 있었지만, 단탈리온 엑소더스 VI의 충격이 남긴 거대한 균열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통로 이곳저곳에 새롭게 생성된 노예들이 우글거렸지만, 들어오는 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오시리스는 무한의 숲을 한 세기 동안 오가면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능력을 예리하게 연마했다.
드레드노트의 시스템에서는 살아 있는 기억을 보여주었다. 역사를 재현하는 연대기와 찬가였다. 사라져 가는 생각을 이끄는 쥐의 왕, 수리가 불가능할 지경으로 손상된 아카가 느린 최후의 죽음에 시달리는 동안 실패한 연결과 죽어가는 해석으로 파멸에 이른 흔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얻어내야 할 지식이 있었다. 오시리스는 사기라에게 콘솔에서 선봉대 고위 지휘부에 보낼 데이터를 뽑아내라고 지시했다.
"제일 역겨운 걸 찾으셨네요. 전 저것만은 건드리지 않겠어요. 그냥 말씀만 해 주세요."
오시리스는 히죽 웃으며 머리를 붙잡았다. 그는 오릭스의 죽음 이후 군체의 이야기를 훑어 나갔다. 그들은 내부의 권력 투쟁으로 갈라지고 파괴되었다. 이야기는 추방되고, 이단자로 낙인찍히고, 불에 태워졌던 사바툰의 것으로 이어졌다. 오릭스가 쓰러졌을 때 많은 군체가 그녀에게 돌아갔다. 어둠이 태양계를 침공했을 때, 그 무리는 다시 그녀의 곁을 떠났고, 사바툰은 자취를 감췄다. 그녀는 여전히 전쟁의 사냥개들에게 쫓기고 있다. 추적자들의 이야기는 아직 들을 것이 없었다. 그 이야기가 아직 피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쟁의 집전 사제가 크로타의 잃어버린 자식들을 마녀 여왕의 계략에서 빼내려 달려가고 있었다. 통합을 이루고저. 심판을 이루고저. 영광을 이루고저. 달은 그녀의 형상으로 재구축될 것이다. 모든 십일조를 시부 아라스에게. 모든 십일조를 그녀의 노래하는 검의 검은 칼날에.
나는 환희의 소음이다. 평화의 전령이다. 내 깃발은 네게도 알려졌다.
"시부 아라스." 오시리스가 말했다. 강요에 의해 내뱉어진 말이었다. 그는 마법사의 머리에서 손을 뗐다. 머리의 여러 구멍에서 선녹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오시리스는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다. "이게 우리가 쫓고 있던 메아리가 분명해. 그녀 음성의 징조가 어둠을 통해 울려 퍼지며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군체의 전쟁 신이라니. 이거 심각하네요." 사기라가 말했다.
"세 번째 자매. 그녀가 마침내 나타났어. 그리고 그녀의 용사들이 달에 있는 크로타의 남은 딸들을 대신하려 한다. 거기로 가야 해."
달의 균열로. 그들은 신호의 흔적을 따라 영속의 심연으로 내려갔다. 수많은 이들의 악몽을 통과했다.
그는 그 앞에 몇 시간 동안 서 있었다. 거대하고 모난 물체. 그의 정신 뒤편을 갉아대는 밤의 칼날.
"말문이 막힌 건가요?" 사기라가 넌지시 물었다.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요." 키득거리며 웃는 소리가 공허했다.
그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오시리스는 달의 피라미드가 드리운 그림자 위쪽을 뒤덮은 비단결 같은 거미줄을 손을 내저어 치웠다. 협곡 아래 깊은 곳에서, 화롯불이 주위에 모여든 마녀와 마법사의 총회를 비췄다. 검으로 장식된 비밀석탑 위에 놓인 시부 아라스의 거대한 인장을 모두가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어딘가 머나먼 우주의 보이지 않는 공동에서 투영된 그녀의 의지였다. 그녀의 형상 아래쪽에는 타오르는 낙인에 검게 그을린 태피스트리로 장식된 거대한 기사가 서 있었다.
"저기 있군." 오시리스가 속삭였다.
"진홍의 궁정 전체가 함께 있어요." 사기라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크로타의 남은 아이들과 그들의 자손을 모두 한 번에 없애 버릴 수 있겠어."
"왜 항상 그렇게 죽지 못해 안달이세요? 물질 전송으로 여기서 빠져나갈 순 없어요. 저들은 당신을 그냥 죽이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빛을 뜯어낼 거라고요, 오시리스."
"놈들이 전부 모였다, 사기라. 여기 한 곳에."
"군체 귀족 한 줌보다는 당신이 훨씬 중요해요. 지원을 기다려요. 제가 위로 올라가서 도움을 요청할게요."
"아니. 지금 중단시켜야 해. 여기에서 그녀를 막을 거다." 오시리스는 아래쪽 집회를 내려다봤다. "결정됐다."
"그렇게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 되죠!"
오시리스는 사기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서 도움을 요청해. 하지만 선봉대를 기다릴 순 없다. 지원군과 함께 돌아오면 만나자."
"당신이 간다면 저도 갈 거예요." 그녀는 그의 방어구 아래로 사라졌다. 결정됐다. 함께, 그들은 군체에 전쟁을 선포했다.
오시리스의 등에서 태양의 날개가 타올랐다. 그는 양손에 각각 여명의 검을 들었다. 그의 지옥불이 불러일으킨 재앙에 군체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보쉬르와 두 딸, 이쉬라와 에이리악스가 불사조를 향해 돌아섰다. 그들은 첫 번째 주문이 완료되기도 전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는 종말의 풍경을 그렸다. 열다섯 명의 귀족들이 제대로 방어 태세를 취하기도 전에 잿가루가 되었다.
검의 충돌과도 같은 웃음.
오시리스는 어둠의 힘이 담긴 단검들이 주위를 스쳐 가는 속에서 빠르게 공중을 돌파했다. 황금의 메아리가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달아나는 군체를 베어 넘기고 보복의 피로 온몸을 적셨다. 크로타의 막내딸 카이녹스가 황급히 바위 틈새를 빠져나가고, 그의 아들 울그우린과 하급 기사 무리는 방패를 들어올려 그녀를 지켰다. 오시리스는 검의 불길을 손바닥 위에 집중시켜 공허의 특이점을 생성하고, 신성 폭탄을 투척하여 그들 모두를 삼켰다. 나머지 검과 함께 그는 강하했다. 그가 검을 땅에 꽂자 황금빛 메아리에 둘러싸인 빛의 샘이 솟아올랐다.
군체의 귀족들이 노예들에게 돌격을 지시했다. 불길과 전기의 화살이 그들을 꿰뚫고, 오시리스는 점멸로 공허를 관통하며 메아리와 메아리 사이를 오갔다. 노예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는 연기를 피워올리는 적의 육체를 밟고 서서 그 주인들에게 불길을 돌렸다.
오시리스는 도살을 즐겼다. 시부 아라스의 인장이 그의 열정과 귀족들의 죽음을 들이켰다.
비명을 지르는 공포와도 같은 웃음.
그녀의 형상이 도드라졌다. 집전 사제는 시부 아라스의 비밀석탑 발치에서 불에 타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오시리스의 메아리들이 다시 그에게 모였다. "덤벼라!" 그는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시부 아라스의 형상이 충격파를 내뿜어 협곡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 충격이 오시리스의 샘을 찢어발기고 그를 내동댕이쳤다. 그는 절벽에 등으로 충돌했다.
"어떻게 된 거지?" 그의 목소리에는 충격이 가득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힘을 거스르려 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너는 제물을 불태운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시부 아라스의 의지가 그의 빛을 짓눌렀다. 그의 육체에 불길을 새겼다. 대상을 마비시키는 가시 같은 돌로 그의 육신을 꿰뚫었다. 그녀의 형상이 주위의 오목한 화폭을 왜곡했다. 그 중심에 집전 사제가 있었다. 그림자가 다가와 그의 힘 가장자리를 적셨다.
오시리스는 자신의 중심에 있는 불꽃에 정신을 집중했다. 내부에서 불길이 타올랐다. 헤아릴 수 없이 황금의 메아리가 파문을 일으키며 그를 붙잡은 시부의 손아귀를 더듬으며 약한 곳을 찾았다. 태양이 노래하며 그림자를 쫓았다. 그는 기회를 포착하고 한 손을 풀어냈고, 혼돈의 손길을 내뻗었다. 전기 광선이 시부의 인장을 꿰뚫었다. 시부 아라스의 투영이 갈라지면서 영혼불꽃 조각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물러나지도 않았다.
저항해 봐라, 빛의 운반자여.
더욱더 강해진 그녀의 의지가 그를 제압했다.
집전 사제가 앞으로 나섰다. 거대한 대검이 그의 손에서 흔들렸다. 그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야수는 오시리스의 눈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의 양쪽 옆 바위에 룬을 새겼다. 집전 사제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인장을 향해 돌아섰다.
"모든 십일조를 시부 아라스에게. 전쟁의 지배자에게. 끝없이." 그것은 거칠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룬들이 오색 빛으로 타올랐다.
"오시리스." 사기라의 목소리가 귓속에 잡음처럼 들렸다. "우리 중 한 명은 살아나가서 경고해 줘야 해요."
"미안하다, 사기라… 도망쳐…" 거센 압력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희미했다.
집전 사제는 오시리스의 머리 위 절벽에 검을 꽂았다. 비밀석탑에서 네온의 불길이 솟아올랐다.
"잘 죽어라, 오시리스." 집전 사제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시야에서 벗어나 달의 심연으로 사라졌다.
피와 뒤섞인 빛이 가느다란 연기처럼 그의 피부에서 새어 나와, 그의 머리 위에 박혀 있는 검을 직물처럼 휘감았다.
사기라의 목소리는 속삭이는 듯 작았다. "당신을 빼앗길 순 없어요."
네 힘은 나를 통해 살아갈 것이다.
"세인트에게… 내 개인 드라이브를 전해 줘." 오시리스는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그는 수많은 순열 속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각각의 길은 한눈에 엿본 인생이었다. 그는 그중에서 취할 수 있는 걸 받아들였다. 충분히 음미하기에는 부족했지만, 향수와 함께 불멸의 존재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그중 하나에서, 그는 타오르는 전사가 되어 가장 긴 밤들의 공포를 몰아냈다. 다른 하나에서는, 무한의 숲 꼭대기에서 경계를 서는 가고일이었다. 열정적인 제자들을 감독하는 반백의 장로였다.
수많은 길에서, 그는 죽었다.
하지만 오시리스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하나 있었다. 그는 싸움에서 벗어난 시간을 찾았다. 세인트를, 따뜻한 평온의 꿈을 찾았다. 그가 이루려 했던 평화를. 세인트와 함께라면, 미래는 충분할 수 있었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이에 살아가지 못한 순간들을 너무 많이 잃었다. 그는 사기라가 함께 오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죽는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었다. 그의 충직한 동반자. 그를 인도해 준 별빛. 그의 희망, 그의 인간성. "사기라. 그토록 많은 생을 살면서… 넌 언제나 날 바로잡아 줬다."
그의 빛이 부서져 내렸다.
"오시리스, 대체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는 거예요?" 사기라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무슨—"
"입 다물어요! 제 말 들으라고요!" 그녀의 홍채가 빛으로 환하게 빛났다. "아직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마세요." 사기라는 찬란하게 빛났다.
오시리스는 그 일을 막을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을 뱉었다. "안 돼." 때가 되면 그도 이해할 것이다. 사기라는 이미 보았다.
눈부신 빛이 사기라의 핵에서 뿜어져 나오며, 그녀는 산산이 쪼개졌다. 빛의 파동이 용솟음치며 협곡을 갈랐다. 그녀의 희생으로 시부 아라스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인장은 제거되었다. 그녀의 투영을 지탱했던 비밀석탑은 파괴되었다.
오시리스는 숨을 들이쉬었다. 홀로 남았다.
사기라의 빛이 남긴 방패는 피라미드의 그림자 아래에서 며칠이나 굳건히 머물렀다.